봄에 맛보는 따뜻하고 쓸쓸한 상념

자전거 바퀴에 바람을 채우고 안장 위에 궁둥이를 붙이고 페달을 밟으며 동네를 한 바퀴 돌 때면 자연히 듣게 된다. 몸에 봄이 오는 소리를. 삐걱삐걱 한 계절 굳어 있던 몸이 풀어지는 소리를 들으면 몸보다 먼저 마음에 윤활유가 칠해져서 더 오래오래 자전거에 몸을 싣고 어딘가를 향해 가고 또 가게 된다. 그 정처 없음. 봄에는 마땅히 가야 할 곳이 없는데도 자꾸만 몸의 방향을 바깥으로 맞춰두고 틈만 나면 걷고 또 걷게 된다.
봄에 맛보는 따뜻하고 쓸쓸한 상념
한적한 곳에 멈춰 서서 연락이 뜸했던 이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안부를 묻는 일은 또 어떤가. 고요히 고개를 들어 하늘 한번 올려다보면 봄에는 이토록 섣부른 사람이 되어도 좋을 일이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고 마침내 눈물을 흘리게도 된다. 왜냐하면, 봄에는 한사코 만물이 기쁨 속에 들고자 하기 때문이다. 묵은 감정의 찌꺼기들을 깨끗이 치워버리고 싶은 계절, 어김없이 봄이다. 봄에는 일찌감치 마음속 대청소를 하고 싶어진다. 어떤 이는 비질 한 번으로, 어떤 이는 쓸고 닦는 일로는 모자라 마음을 꺼내 세탁하게 된다. 담아두기 힘든 말들이 넘쳐나는 이즈음, 단 한 가지 분명한 위안은 역시 바뀌어야 할 것은 바뀐다는 사실. 그것이 계절뿐이라도. 봄에는 부러 혼자가 되어 방치해둔 몸과 마음을 쓰다듬고 생각의 바퀴를 굴리며 정처 없는 가운데 웃거나 울어볼 일이다. 그런 일은 새삼 자연스러운 깨달음을 준다. 아, 그때 마음이 서툴렀구나, 서둘렀구나, 섣불렀구나. 왜 그런가 하니 봄에는 만물이 죽음에 맞설 몸과 마음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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